점심 산책#01 - 앞산 한 바퀴
제 회사는 음성군(충북)에 있습니다.
제가 사는 수원에서 1시간 걸립니다.
원래 회사 근처인 장호원에 살았지만..
나이가 들다보니(?) 도시가 그리워 수원으로 이사했습니다.
97년 입사해서 벌써 13년째..
점심을 먹고 때때로 앞 산 한 바퀴를 돌고는 하는데..
한번도 사진으로 찍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오늘은 토요일. 특근 하는 날이라서 약간의 마음의 여유가 있습니다.
문득 사진을 찍고 싶어져서 카메라를 준비해들고 나섰습니다.
어느 덧 가을은 서서히 그 깊음의 자태를 드러내기 시작했고
아쉬운 여름의 끝자락은 안타까운 몸부림을 치고 있는 듯 보입니다.
비록 몇 나라 가보지는 못했지만 또 생각하기 나름이겠지만
우리 나라도 분명 아름다운 곳입니다.
다만 유명하다는 곳마다 사람들로 넘쳐나기에..
조용히 혼자 사색에 잠기기는 어려운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이겠죠?
자 걸어 볼까요?
사무실을 빠져나와 정문으로 향합니다.
정문을 지나자 한참 단풍이 물든 외부 주차장이 카메라를 반깁니다.
우리네 시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플라타너스
이 나무를 보고 좌회전하면 앞 산을 한바퀴 도는 코스로 들어갑니다.
좌회전~
멀리 중부내륙고속도로가 지나갑니다.
고속도로가 뚤리기 전에는 그야말로 산이었는데..
지금은 살짝 아쉽네요.
가을 산행이라고까지는 말 할 수 없겠지만.. 가을 언덕행? ^^?
걷다가 호박잎의 엄청난 포스(force)발견!
나무 하나를 완전히 정복했네요.
바람은 산들 불고 이름 모를 들 꽃은 잠시 또 걸음을 멈추게 합니다.
자.. 고속도로 밑에까지 다 왔습니다.
여기서 우회전~
진짜로 산(?)으로 오릅니다.
걷다가 잠자리 공격하는 사마귀 발견!
어처피 몇 일 못살 잠자귀였는데..
하기사 사마귀도 곧 닥칠 겨울을 준비해야겠군요. --;
계속 길을 걷습니다.
가끔씩 뒤도 돌아보면서...
오른쪽으로 살짝 지나가는 고속도로.
이제 정상에 다 와갑니다.
왼쪽으로 보이는 고속도로가 표지판이 여기가 어디인줄 알려줍니다. ^^
정상(?)인가 싶더니 자.. 이제 내려가야죠?
밭벼처럼 보이지만 그래도 논이랍니다. ^^
곧 추수하겠지요?
우리네 논.. 바라만 보고 있어도 좋습니다.
왼쪽의 전원주택(?)은 텃밭을 제대로 구성해 놓고 있습니다.
여기 또 하나 나무를 정복한 잎사귀들이 계시네요!
아니면 나무가 부끄러워 붉은 옷을 둘렀는지도..
문득 하늘을 올려다 봅니다.
가을의 하늘은 그야말로 바라만 보고 있어도 좋습니다.
숲과 하늘과 전선줄.. ^^
오늘은 이 전선줄들조차 가을의 낭만을 노래하는 것 같군요.
전봇대들조차 예술을 하고 있는 듯 합니다.
가끔 진한 구름이 몰려오면 전봇대도 이렇게 멋진 포즈를 취합니다.
이제 평지로 완전히 내려왔습니다.
한동안 사라졌었던 참새들
요즘 다시 그 개체수가 늘어나고 있어 왠지 반갑습니다.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봅니다.
저 다리를 건너서 왼쪽으로 가면 고속도로 입구입니다.
다리 밑에는 개천이 흐르고..
코스모스 한들한들 피어 있는 길~
회사로 가기 위해 반대쪽으로 걷습니다.
회사 옆 작은 논은 벼베기를 다 맞쳤습니다.
이제 회사로 돌아갑니다. ^^
사무실로 돌아와 한 바퀴 돌은 작은 앞산을 찍어봅니다.
고속도로가 지나기 전에 그래도 앞 산은 분명 산이 었는데..
어째 산이라고 하기에는 민망한 모습이네요.
그래도 한가로운 토요일의 점심 시간 기분 좋은 산책이었습니다.
글/사진 : 제이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