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이산화 탄소와 메탄
콜럼버스 2호는 프록시마 b의 상공 위를 돌고 있다.
“공전 속도가 너무 빠르군.”
“공전주기와 자전주기가 11.2일로 거의 같아.”
“조석 고정(Tidal Locking) 상태로군.”
나는 더 이상 말없이 화면을 바라보았다.멀리 적색왜성인 알파센타우리 C의 모습이 들어왔다.
“태양 질량의 12% 정도야.”
“8%가 최저이니 간신히 별이 되었군.”
“덕분에 프록시마 b가 이렇게 가까이 붙어 있어도 골디락스 존에 속하잖아.”
베타2의 설명에 나는 화면에 비친 붉은빛을 바라보면서 그냥 고개를 끄덕였다.
“방사선 수준이 너무 높아. 초기에 형성된 대기가 거의 다 유실된 것 같아.”
“얼음이 풍부한 지역에서 형성되어 있다면 휘발성 물질을 통해 대기를 유지할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정밀하게 조사해 보자.”
“이산화탄소 약 40 ppm 메탄 약 0.2 ppm. 지구의 10분의 1도 안돼.”
베타2는 바로 부정적인 조사 결과를 말했다.
“물이나 수증기는?”
“바다는 안 보여.다만 수증기는3,232ppm이고…지구와 비교하면 엄청나게 높아.”
“바다가 없고 수증기가 높다면, 그것은 액체 상태의 물로 존재하지 못하고 모두 기화되어 대기에 머물러 있는 가혹한 상태라는 뜻이군.”
“맞아,물 순환' 시스템이 없어.”
나는 고개를 저었다. 원래 큰 기대가 있던 행성은 아니었다.
“아마도 알파센타우리 C의 폭발 에너지에 의해 대기 중 수산화 화합물이 생성되고, 이들이 메탄과 반응하여 이산화탄소와 수증기가 만들어진 것 같군.”
나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알파센타우리 C로부터 플레어가 관측되었다. 콜럼버스 2호는 자동으로 보호 모드로 들어갔다.
“슈퍼 플레어가 대기를 날려버려 생명체 존재에 부적합한 환경이다. 수성보다 가깝다.”
델타4가 입을 열었다. 가능성이 없다는 뜻이었다.
“지구에서도 이미 알고 있으니까… 기대는 안 하겠지.”
나는 베타2와 델타4를 번갈아가면서 바라보았다. 베타2는 무엇인가를 기대하고 있었던 듯 실망스러운 표정이었지만, 델타4는 무표정했다.
“탐사선을 착륙시킬 필요는 없겠지.”
“없어…”
베타2의 목소리가 작았다.
“잠시 바둑이나 두자.”
나는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서 바둑을 두자고 했다.
내가 먼저 베타2와 두었다.
“또 졌네”
베타2가 웃으면서 항복했다. 나는 베타2와 두면 거의 늘 이긴다. 처음에는 베타2가 유리하지만 마무리 단계에서 늘 나에게 역전당한다.
다음 판은 나와 델타 4였다.
“또 졌군”
나는 얼마 안 가서 항복을 선언했다. 나는 늘 델타 4에게 진다. 시종일관 불리하다.
마지막 판은 베타2와 델타4가 두었다.
“이상하게 너를 이길 수 없다.”
무표정한 델타4의 말처럼 베타2는 늘 델타4에게 이긴다. 처음부터 차이를 벌리면서 유리하게 진행되어 버리고 그대로 끝난다.
그래서 가끔은19X19 대신에으로 두기도 한다. 하지만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우리 안드로이드를 만드는 회사는 딱 3곳이다.
언노운 시리즈가 가장 먼저 선 보였다. 델타4는 4세대다. 그 다음으로 나온 것이, 내가 속한 안드로 시리즈다. 나는 3세대다. 마지막으로 시작한 곳이, 마젤란 시리즈이고 베타2는 2세대다.
출시 기준으로 따지자면, 델타 4가 먼저이고, 그 다음이 나고, 베타 2가 마지막이다.
나는 선장으로서 명령을 내렸다.
“지구로 데이터 전송하고 떠나자. 다음 목표는 사자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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