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 K2-18b
2-1 K2-18을 향해서
우리는 아직도 알파센타우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워프를 시도하던 중에, 반물질 차폐 거울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서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지금은 델타4가 선외에서 수리 중이다.의 강력한 플레어가 콜럼버스 2호의 보호막을 뚫고 세라믹 타일 한 개에 균열을 일으켰기 때문이었다.
다행히도 반물질의 유출은 없었지만, 차폐막 작동이 끊겼다면 우리는 모두 죽음 목숨이었다. 아니, 기능이 정지해야 했다는 표현이 맞을 지도.
“수리는 끝났다.”
델타 4가 돌아왔다.
“모든 시스템 점검한다.”
“시스템 점검 실시”
나의 명령에 베타 2가 시스템을 점검하기 시작했다. 다행이도, 모든 것은 정상을 가리키고 있었다.
“K2-18b 전방 100,000km로 좌표 설정”
“설정 완료. 워프 오차율 0.00037%”
“시작하자.”
나의 명령이 떨어지자 콜럼버스 2호는 워프를 시작했다. 지난 번의 4.24 광년과 달리 이번에는 126.3광년이다. K2-18는 지구에서 124광년 거리지만, 알파센타우리에서는 조금 더 멀다.
워프가 시작되자 나는 다시 긴장이 되었다. 거리가 멀수록 슈도 블랙홀과 슈포 화이트홀의 크기가 커진다. 그만큼 문제가 생길 확률도 커진다.
“워프 성공”
베타2호의 보고에 나는 잠시 감았던 눈을 떴다. 저 멀리 거대 행성이 눈에 들어왔다. 그 뒤로 K2-18이 보였다.
K2-18은 알파센타우리 C보다는 컸지만, 여전히 태양보다는 작은 적색외성이다.
“K2-18b 궤도로 이동”
나의 명령과 함께 콜럼버스 2호가 가속하기 시작했다.
“역시 이 행성 역시 너무 가깝군..”
“K2-18로부터의 평균 거리는 2,180만 km야.”
베타2의 보고대로 이번 행성 역시 항성에서 너무 가까웠다.
“예상대로 이 행성 역시 플레어 범위 안에 있다. 실제 생명체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그래도 조사는 해야겠지.”
델타 4가 무심하게 내뱉었지만, 나는 조사를 지시했다.
“직경 지구 2.37배, 질량 지구 8.92배, 밀도 지구 0.67배, 중력 지구 1.6배, 공전주기 32.9일, 자전 주기 32.9일”
“조석고정에, 밀도는 화성보다 조금 낮은 수준이군… 덩치는 지구보다 훨씬 크지만 속은 텅 빈 것처럼 가벼운, 부풀어 오른 바다 행성이야.”
베타 2의 보고에 나는 화면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생명체의 가능성이 전혀 없지는 않겠지만, 고등생명체가 있을 확률은 사실상 없는 행성이었다.
“암석 핵 위에 막대한 양의 얼음 관측됐어. 수소와 헬륨의 두꺼운 대기층이 있고… 자기장 농도가 의외로 높아. 5.1G에서 9.9G 사이 값을 가지고 있어.”
“그렇다면 지구의 10배는 되는군. 하이션(Hycean) 행성이거나 거대한 외핵이 있을 수 있겠군…”
“어딘가에 물이 있다면…”
“황화메틸(DMS:Dimethyl Sulfide) 정밀 측정 결과는?”
“지금 메탄 신호와 분리 작업 중이야. 정밀한 계산을 위해 시간이 걸려”
나는 베타 2호의 표정을 보았다. 약간 들떠 있는 것 같았다. 화면에는 짙 푸른색의 오로라가 일렁거리고 있었다.
“황화메틸 신호 분리했어. 23.2ppm 신호대잡음비(SNR) 4.5 이건 진짜 신호야!”
베타2가 기쁜 듯 흥분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무표정하던 델타 4의 얼굴이 달라졌다.
“강한 자기장 덕분이다.”
“어딘가에 바다가 있는 것이 분명해. 심해에 서식하는 플랑크톤들이 거대한 자기 흐름을 타고 거대한 군집을 이루며 이동하고 있는 것 같아. 아마도 본능적으로 플레어가 쏟아지는 날, 자기장의 장막이 가장 두꺼운 곳이 어디인지를 아는 것 아닐까?”
베타2의 목소리가 흥분되어 있었다. 나는 잠시 갈등했다.
“일단 지구로 데이터를 전송하자.”
“어차피 136년 뒤에 수신해. 아까 블랙홀에서 시간 지연이 거의 10년 생겼어.”
“알아. 하지만 보고는 해야지. 결정은 내가 하겠지만.”
나는 다시 화면을 쳐다보았다. 우리에게 주어진 착륙선은 3기. 모두 1회용이다. 모선으로 돌아올 때는 상부에 달린 탈출선만 가지고 돌아온다.
“여기서 더 멀어지면 지구와의 교신은 의미가 없어.”
“동의한다. 이미 의미가 없다.”
베타2는 행성의 직접적인 탐사를 원했다. 델타4도 동의했다. 나는 선장으로서 잠시 갈등했다. 착륙선을 가동하는 것은 확실한 생명체라는 조건이 있었다.
나는 베타2와 델타4의 얼굴을 번갈아 가며 바라보았다. 거대 행성이 우리를 초대하고 있는 것 같았지만 무엇인가 아직은 아니라는 생각이 지나가고 있었다.
K2-18이 K2-18b의 지평선에 걸리면서 하늘은 짙은 자줏빛과 검붉은 색으로 변해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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