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슨의 캐나다 여행 가이드

Korea/경기도

만추에 남한산성을 걸으며 인생을 생각해봅니다.

캐나다제이슨 2009. 11. 12. 23:20

가을.. 아니 만추입니다.

이제 곧 겨울이 다가오겠지요..

그 전에 어디 걸을 때 없나 생각하다가 남한산성을 한바퀴 걷기로 했습니다.

 

만추라고하니.. 갑자기 김혜자씨가 열연한 "만추"라는 영화가 떠오르네요.

그때만해도 나도 언젠가는 저 나이가 될까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었는데..

인생이라는 여정에서 만추는 어디일까요?

인생이 봄/여름/가을/겨울이라면.. 나의 위치는 지금 어디일까요?

 

태어나서 내가 나인지도 모르면서 자라다가 내가 누구인지를 자각하고

하기 싫은 공부를 본업으로 알면서 자라나는 시절들이 인생의 봄이라면..

 

피끓는 청춘이 되어 인생이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도 하고

미지의 세계를 향한 배낭 여행.. 취업.. 이성과의 만남 그리고 결혼에 이르기까지

아마도 엄마 아빠가 되었다는 감격스러운 눈물이 흐를 때까지는 인생의 여름이겠지요?

 

가족들을 위해 헌신하며 살다보니

이제 아이들도 자라고 내 집도 마련했고 가정도 안정을 이루었지만

내 머리도 어느새 서리가 조금씩 내려앉기 시작하고 친구 부모님들의 타계 소식도 들리고..

내가 어느새 벌써 이 나이인가라는 자조섞인 목소리가 들리다면 아마도 인생의 가을일까요?

 

이제 곧 인생의 겨울이 오겠지요?

아이들도 각자의 삶을 향해서 떠나고 친구들 타계 소식도 들리고

어느 새 손자들이 눈 앞에서 왔다갔다 한다면..

 

  남한산성으로 가는 좁은 길..

  이미 단풍은 그 절정을 넘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가을 햇살이 그 아쉬움을 남기려는 듯 따뜻하게 내리쪼입니다.

 

  일단 증명 사진 찍고~ ^^

 

 말라비트러진 잎사귀 사이로 보이는 오래된 건물들..

 우리 인생도 저렇게 늙어가더라도 나름 존재의 가치가 있어야할텐데..

 

 숲은 아직 단풍이 건재하지만 어딘가모르게 뒷모습인 듯..

 

  인생이라는 가파른 언덕을 올라가면서 잠시 뒤돌아 볼 때도 있어야 하겠기에..

 

  어쩌면 인생은 이렇게 홀로 서 있는 나무 한그루 일수도..

 

  지금은 만추..

  내 나이는 이렇게 절정의 아름다움을 건네는 시간이라고 애써 자부해봅니다.

  비록 주름이 패이기 시작하는 중년이 되었어도 그 시간 또한 분명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으니까요..

 

  글/사진 : 제이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