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로 이사 온지 벌써 11개월이 다 되어간다.
사실.. 캐나다로의 이사를 생각하게 된 것은..
처음 캐나다를 방문하고 나서부터이다.
그 때의 그 신선한 느낌은 정말 충격이었다.
하지만 "먹고 산다"라는 명제 앞에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세월이 지나지나 갔고..
자주 방문하다보니 처음의 신선함도 퇴색되어 갔다.
그러던 중... 2010년 크리스마스 이브..
직장 생활 20년 만에.. 처음으로 "-" 고가를 받았다.
충격이었다.
특진도 해보았고..
두차례나 우수사원으로 선정되어 특별 보너스도 챙겨받았었다.
그런데.. "-" 고가라니..
그렇다면 난 이대로는 아예 "이사"가 될 수 없다.
물론 그 전에도 회사 일에 그렇게 열심이 아니었기에 "이사"가 될 확율이 없었기는 했지만..
해를 넘기면서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사그라졌던 캐나다로의 이사가 꿈틀거리기 시작했고..
일본에서 발생한 지진과 쓰나미 그리고 후쿠시마 원전소식은..
더욱 더 내 마음을 심란하게 했다.
그러던 중.. 명동을 찾았다.
그리고 그 것이 내가 본 마지막 명동이 되고 말았다.
명동의 한 가게로 들어갔다.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
3월이지만 여전히 추웠기에 모두 두터운 복장들..
따뜻한 커피 한잔과 도너츠 한개..
고정적으로 월급을 받는다는 것..
그 것도 대기업 부장으로서 월급은 과히 적지 않다.
덕분에 열심히 기부하고 여행을 다녀도 먹고 살 수 있었다.
따라서 이런 커피와 도너츠에 과히 민감하지 않아도 된다.
비록 한국의 커피값이 세계적인 수준일지라도..
하지만..
캐나다로 가면 어떨까?
단돈 1$에 벌벌 떨지 않을까?
내가 기부하고 있던 사람들은 어떻게 되는걸까?
끊을 수 없기에..
약속한 그 날까지 지원이 되도록 할수밖에..
그렇다면 가지고 갈 수 있는 자산은 더욱 더 줄 것이고..
생각은 점점 복잡해져만 간다.
이런 모습이 전혀 없는 나라..
어쩌면 바로 후회할지도..
이 모습이 눈에 아른거리지나 않을런지..
커피 잔 뒤로 메리언의 수심에 찬 얼굴이 가리워져 있다.
"고통받는 이웃 일본에 힘과 용기를 주세요."
때는 2011년 3월 이었다.
커피 집을 나와서 명동 성당을 찾았다.
연애할 때부터 자주 찾았던 곳..
저 뾰족탑..
캐나다가면 심심치 않게 볼텐데..
캐나다가면 이 블로그는 어떻게 될 것인가?
그 바쁜 직장생활에서도 블로그를 유지해왔는데..
캐나다가면 블로그는 유지될 수 있을까?
생존을 위해 여행은 커녕.. 컴퓨터 할 시간조차 없지 않을까?
이제 조금 뭔가를 알게된 사진은 어떻게 될 것인가?
밋밋한 사진..
아까보다는 낫지만.. 여전히 그런 사진..
하지만.. 이렇게 석양을 받으면.. 뭔가는 조금 나아보이는 사진..
하지만 이웃블로그들을 보면 아직 갈 길은 멀었다. -o-~
어떻게 해야하나요?
석양빛에 물든 문..
우리나라 최초 신부인 김대건 신부는 캐톨릭 성인 중에 한 분이다.
지붕...
성당 주변을 이리저리 배회하지만.. 쉽게 결론은 나지 않았다.
어딘가 모르게 우리나라라는 느낌이..
사형선고 받으심..
예술 작품은 잘 모르지만.. 나도 한 때는 예술가가 되고 싶은 적도 있었다. -o-
밥먹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에 공대생이 되고 말았지만.. ㅎㅎ
도시...
학교..
앙상한 나무가지..
3월은 아직 봄이 아닌가 보다.
우리나라 말이 안 적혀 있는 우리나라 표지판.. -o-~
그런 도시에도 어둠이 찾아오고..
거리는 더 많은 사람들로 붐비기 시작한다..
노점상들의 불빛이 하나둘씩 켜지고..
인파로 붐비는 이 거리는..
내가 처음 서양에 나가서 그 한적함에 놀란만큼이나..
이 곳의 복잡함은 처음 이 곳을 찾은 서양인들을 놀라게한다.
없는 것이 없고...
인구 1000만의 도시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해준다.
먹고 싶은 군것질들...
캐나다에 살면서 가장 괴로운 것이.. 바로 저 군것질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ㅠㅠ
한국식 케밥.. ^^
이 곳 코리안 타운에서 저런 장사를 하면 될까나?
왜 나는 이 익숙한 곳을 두고 떠나려는 걸까?
말이 통하고..
정서가 맞고...
가족들이 있는 곳..
나이 50이 다 되어서 다른 나라로 이사간다는 것은 분명 쉬운 일이 아니다.
그 나라 언어를 잘 하는 것도 아니고..
벌어놓은 돈이 많은 것도 아니다..
열심히 기부하고 열심히 여행다니느라 시골에 작은 아파트 한채가 내 전재산이다.
좋아하는 군것질을 얼마든지 먹을 수 있는 곳..
그렇게 질문에 대한 답을 뒤로 한 채..
지하철로 들어섰다.
사당역에서 내리자.. 레일 아트.. 중.. ^^
이제 이 분.. 유명해지셨으려나?
메리언이 모음이 있어 기다리는 동안에..
여기는 "맥도날드"..
결국 나는 사표를 내고 말았다.
그리고 5월초 캐나다로 이사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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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내가 마지막 본 명동"이었습니다.
제이슨과 메리언은 지금 캐나다에서 적응훈련중입니다. ㅋㅋ
현재는 개인 가이드를 하고 있습니다.
혹시 토론토로 여행오실 이웃님들이 계시면 저에게 미리 말씀해주세요. ^^
저렴하게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ㅋㅋ
요즘 대한항공에서 광고하는 "그 때, 캐나다가 나를 불렀다." Thousand Island(천섬)가 바로 제가 사는 토론토에서 3시간 거리에 있습니다.
세계적인 폭포인 Niagara Fall, 호수라고 믿어지지 않은 청정 Tobermory 지역, 대자연을 느낄 수 있는 Algonqin Park과 Muskoka 지역
옛수도인 Kingston과 현 수도인 Ottawa, French Canada인 Montreal과 Qubec City
정말 한번은 와보셔야할 듯 합니다. ㅎㅎ
어쨌든.. 살아 남을 수 있으면 계속 있을 것이고..
아무래도 아니면 다시 귀국해야되겠지요. ^^
간만에 포토 베스트에 뽑혔네요.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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