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한적한 사무실에서 잠시 짬을 내어 하늘을 바라봅니다.
오늘은 날씨가 참 좋습니다.
비록 쌀쌀하지만 이렇게 맑은 토요일 날에 사무실에 있다니..
주 5일제가 도입된 지 꽤 되었지만.. 회사의 특성상 그저 그림의 떡일 뿐입니다.
더욱이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는..
어울리지 않는 회사에 다니고 있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
정신 없이 업무를 보던 가운데..
드디어 점심 시간이 되었습니다.
후다닥 점심을 먹고 카메라 둘러 메고 나갑니다.
지난 번 눈 내린 직후에 찍은 사진들이 정말로 멋있었는데..
그만 메모리 카드 에러가 나는 바람에 모두 날아가 버렸습니다. --;
하늘이 생각보다 파랗지는 않지만..
카메라 색감을 blue로 옮겨놓고.. 찍어봅니다.
LCD 창으로 꽤 파랗게 나와서 기뻐했는데..
컴퓨터 모니터 화면으로 보니.. 그닥 파랗지 않네요.. ㅠㅠ
추운 날씨 덕분에 공사를 중단한 산..
이제 봄이 오면 언덕 위의 저 소나무들은 마저 이사를 가겠지요..
공사장 출입구..
왼쪽 수로가 얼어 있습니다.
수로는 토목 공사할 때는 관계 법령에 의해서 무조건 설치하고 트럭이 지나가야한다고 합니다.
트럭 발자국들..
눈 내린 이 곳의 모습이 마치 외국의 묘한 지형같이 느껴졌었는데.. 그만 모두 날아가 버려 아쉬울 뿐입니다.
아직도 눈이 남아 있지만..
햇빛에 녹아 땅은 질펀합니다.
구두에 흙이 너무 많이 묻어서 끝까지 못 올라가고 그만 내려 옵니다.
다시 포장 도로를 걷기 시작합니다.
파란 하늘과 전봇대..
도심에서는 흔히 볼 수 없어서 그런지 전봇대가 이상하게 끌립니다.
홀로 있는 억새 한 줄기..
Out of Focus 연습하기에 좋습니다.
참고로 제 카메라는 DSLR이 아닙니다. ^^
가만히 보니.. 이 시골 길에도 커브 길이라고 거울을 달아 놓았습니다.
거울에 비친 헐벗은 산.. 봄이 오면 크레인 소리와 함께 저 나무들마저 사라지겠지요..
그림자를 찍어봅니다.
갑자기 청년은 어디가고.. 라는 시귓가 떠오릅니다. ㅎㅎ
말라 비틀어진 채 붙어 있는 잎사귀들..
말리 비틀어지지 않는다면.. 나무마저 죽기에.. 이 것이 자연의 섭리이고 하나님께서 만든 원리입니다.
전봇대와 말라비틀어진 잎새들..
언뜻 보면 부조화인 이 두 개가 사진 속에서 사이 좋게 대화를 하는 듯 합니다.
봄이 되면 이 앙상한 가지에도 어느 새 순이 돋겠지요.
아직도 눈이 녹지 않아 경사가 심한 곳은 조심스럽습니다.
고속도로를 마주보면서.. 달려오는 트럭들을 찍습니다.
가만히 서 있는 사람에게 빠르게 지나가는 트럭의 모습들은 꽤 역동적입니다만...
조리개를 최대한 열어서.. 마치 정지된 모습인양 찍어봅니다.
저 트럭을 몰고 있는 분들도 이 토요일에 삶에 현장에 계신 것이지요..
비록 제 자신도 토요일에 근무를 자주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근무할 수 있는 직장이 있다는 것.. 감사합니다.
비록 하루에도 몇번씩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굴뚝같을 때가 있지만..
퇴근해서 집에 들어올 때 쯤 되면...
이미 사오정을 훌쩍 넘긴 나이에 직장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할 뿐입니다.
자.. 이제 하산을 시작합니다.
분명.. 사철나무인데.. 죽어버린 잎사귀들..
언듯 보면 마치 단풍이 든 듯하지만..
이 나무는 살기 위해 자신의 잎사귀들을 죽여버린 것일까요?
공사장의 트럭이 지나갈까봐..
진짜로 밑에는 아무 것도 없고 작은 도랑이 지나갈 뿐입니다.
오늘도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멍멍군(양)..
오늘 따라 포스가 만만치 않습니다.
잠시 서서 하늘을 바라봅니다.
이제 곧 2월이니 멀지 않아 봄이 오겠지요?
잠시 카메라 연습을 해봅니다.
그만 회사로 돌아갑니다.
그 다리는 여전히 그 자리에 놓여 있고..
그 밑의 작은 개울은 여전히 얼음으로 덮혀있습니다.
아직은 추운 날..
사진을 찍느라 손이 다 얼어버렸지만..
그래도 곧 봄이 올 것이기에..
그래서 겨울이 더 의미가 있는 것일런지도요.. ^^
글/사진 : 제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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