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슨의 캐나다 여행 가이드

Canada/BC(09)

캐나다#04 - 밴쿠버가 천당이 아닌 이유

캐나다제이슨 2011. 2. 8. 06:44

90년대 들어서면서..

서울시는 더 이상 늘어나는 인구를 감당할 수가 없어서

소위 "신도시"라는 위성도시 계획을 세웁니다.

그렇게 해서 세워진 두 도시가 바로 "분당" 과 "일산"입니다.

 

분당과 일산은 경쟁하듯 성장했지만..

일산은 통일되면 분당보다 낫다는 슬로건을 내세웠음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는 서울 강남과의 지리적 여건이 좋은 분당이 더 인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바다 모래 사건이 일어나면서 아파트 값은 폭락했고..

(모래가 부족하여 일부 업체에서 염분이 포함된 바다 모래를 사용함)

전세값에 500만원만 더 주면 집을 살 수 있는 상황까지 이르렀습니다.

 

그렇지만 2000년도에 들어서면서 전세계적인 주택 가격 상승과 발맞춰.. ^^ 

분당의 집값도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주상복합아파트가 많이 들어서면서 정말 편리한 도시가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분당을 천당에서 한끝 모자란다며 999당이라고 부르기 시작 했습니다.. ^^

 

그런데.. 한국사람들에 의해서 999당이라고 불리는 또 한 곳이 있으니 바로 밴쿠버입니다.

밴쿠버는 홍쿠버라고도 불리는데..

이는 홍콩이 중국으로 반환되면서 많은 홍콩의 부자들이 밴쿠버로 이주했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우리나라 사람들도 캐나다 이민 붐이 불면서 많은 부자분들이 밴쿠버로 이민을 가셨습니다.

 

밴쿠버는 전형적인 임산배수(臨山背水)의 도시입니다.

서쪽으로는 거대한 밴쿠버 섬에 의해 가로막혀 잔잔해진 태평양이 위치해 있고

북쪽과 동쪽으로는 높은 산이 병풍처럼 둘러쌓여 차가운 북풍을 막아주고 있습니다.

남쪽으로는 미국과 국경을 접해 있으며 멕시코 난류가 흘러 겨울에도 왠만해서는 영하로 내려가지 않습니다.

또한 봄~가을까지는 건조하고 시원한데다가 비 한방울 내리지 않는 청명한 날씨가 계속됩니다.

도시내 녹지율도 매우 높은데다가 조금만 외곽으로 나가면 그야말로 멋진 풍경들이 시선을 자극합니다.

 

다만 워낙 도시 자체가 관광, 무역 그리고 서비스업등을 제외하고는 이렇다할 산업이 없다보니..

소비도시일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생계를 위해 일해야하는 층과 삶의 여유를 즐기는 층과의 괴리가 무척 큰 곳이기도 합니다.

참고로 밴쿠버가 속한 브리티쉬 콜롬비아 주(이하 BC주)는 캐나다내에서도 가장 혜택이 적고 물가가 비싼 주입니다.

 

이런 밴쿠버에 치명적인 약점이 있으니..

바로 우중충한 겨울 날씨입니다.

 

이렇게 산중에는 가끔 눈이 내리기도 하는데..

눈이 내려도 낮이 되면 영상으로 올라가기 때문에 도로는 금새 녹아 버립니다.

 

11월로 들어서면서 시작되는 우기..

4월이 되어 이 우기가 완전히 끝날 때까지는 하루 종일 비가 보슬보슬 내립니다.

덕분에 밴쿠버의 겨울 사진들은 이렇게 부띠디~ 합니다.

 

침엽수림과 눈 덮힌 설산의 아름다움마저..

찌푸린 날씨 덕분에 영~ 매력이 반감되고 맙니다.

 

이렇게 죽은 나무에는 이끼까지 피는 밴쿠버의 겨울..

 

언제나 젖어있는 듯한 느낌의 밴쿠버의 겨울 도로..

당연히 사람들은 4월부터 시작되는 건기가 빨리 오기를 기다립니다.

 

봄~가을이라면 예쁘게 찍혔을 집들도.. 어딘가 모르게 우중충해보입니다.

 

더욱이 위도가 높아서 겨울은 정말로 낮이 짧습니다.

9시나 되어야 환하게 밝아지고 4시만 되면 벌써 어둑어둑해지고..

 

밴쿠버의 전형적인 주택가의 모습

그래서 밴쿠버의 부자들은 겨울이 되면 여전히 태양이 이글거리는 로스앤젤레스나 샌디에고 등에서 보내고 오는 사람들이 많다고 합니다.

 

밴쿠버의 대표적인 타운하우스..

밴쿠버도 2000년부터 시작된 세계적인 주택경기에 힘입어..

주택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습니다.

덕분에 매년 세금 - 우리나라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높은 세율 - 내느라 고생들이 많다고 합니다. ^^

 

한적한 외곽의 도로..

여전히 하늘은 우중충..

 

가끔 해가 나더라도..

이렇게 부분적으로 파란 하늘을 볼 수 있을 뿐입니다.

 

구름 사이로 잠시 잠시 보이는 햇님~ ^^

 

겨울에 이 정도 날씨면 밴쿠버에서는 아주 좋은 날입니다. ^^

 

하늘을 덮어버린 구름들..

그래서 신경통 있으신 분들은 밴쿠버를 매우 싫어하신다는.. ^^

 

하기사 이 세상에 천국이 있을리 없지요!

 

이런 흐린 겨울 날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밴쿠버로 가고 싶어하는 것은..

 

너무나도 아름다운 자연과 더불어 시원한 여름.. 그리고 겨울에도 영하로 내려가지 않는 날씨..

잘 발달된 소비 인프라 때문이겠지요.

하지만 생계를 유지해야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보면 밴쿠버는 그다지 매력적인 도시가 아닙니다.

어쨌든 그렇게 좋다는 밴쿠버도 이런 이유 저런 이유로 절대로 천당은 될 수 없나 봅니다. ^^

아마 이 세상 어디에도 그런 천당이 있을 리 없겠지만요~

 

글 : 메리언/제이슨, 사진 : 메리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