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은 춥기도 했지만..
눈도 참 많이 내렸습니다.
눈 그친 어느 날
오후에 일이 있어 휴가를 낸 탓에~
오전에 오래간만에 동네 뒷산에 가보기로 합니다.
옷 단단히 챙겨입고..
카메라 준비하고~
버릇처럼 너무 소프트해서 마치 운동화 같은 구두를 신습니다.
춥지만 날씨가 맑아서 그런지 공기가 상쾌한 느낌입니다.
오늘은 어떻게 돌까?
잠시 고민하다가 평소와는 다른 곳으로 출발점을 바꾸어 봅니다. ^^
등산로 입구..
이거 이거 눈 내린지 몇일 지났는데.. 여전히 하연 설밭입니다.
잠시 고민합니다.
집에 가서 운동화로 바꿔 신고 올까?
멀리 계단을 보니.. 그래도 누군가가 고맙게도 눈을 쓸어 놓은 것 같습니다.
덕분에.. 걍.. 걷기 시작합니다.
누군가가 고마우신 분이 열심히 눈을 치운 듯..
정말로 너무 고맙습니다~
중간 정산에 올라와 평소 올라오던 길을 바라봅니다.
저 길로 올라왔으면.. 아니 절대로 구두 신고 올라올 수 없었을 듯 합니다. ^^
하지만.. 정상으로 가는 길이 문제네요. ==
조심 스럽게.. 움푹 패인 발자욱을 다시 밟으면 천천히 올라갑니다.
멀리 보이는 팔각정..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정말 미끄럽습니다.
휴.. 간신히 올라왔습니다.
정상에는 친철하게 운동시간이 나와있습니다.
닭튀김 한조각은 28분, 피자 한 조각 30분, 햄버거 1개 32분, 라면 한 그릇 60분, 짜장면 한 그릇 65분 달려야합니다. ㅎㅎ
팔각정은 여전히 건재하고..
그런데.. 무엇인가 달려있습니다.
50-200mm로 갈아끼고..
저 고드름 맞으면 아프겠지요?
햇빛이 드는 곳인데도 팔각정 주변을 따라서 이렇게 고드름이?
그렇다면 햇빛이 안 드는 뒤쪽은?
역시.. 예상대로 고드름 주루룩~
고드름에 대해서는 조금 안 좋은 추억이 있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글짓기 시간에..
나름대로 창의성을 발휘한다고.. "수정같은 투명 고드름"이라고 시를 지었더니..
담임선생님 왈 "XX아.. 투명한 수정고드름이지! 넌 그 것도 모르냐!"
"고드름♬ 고드름♬ 수정 고드름♬” 이 노래 아시나요?
이 노래가 이미 나와 있었기에 고드름은 무조건 수정 고드름으로 써야만 하는 것이었습니다. ㅎㅎ
우리나라 교육이 얼마나 표준화된 주입식 교육이었는지.. ㅠㅠ
그래도 좋습니다. 고드름은.. ^^
그런데.. 내려갈 일이 걱정이군요.
아무래도 미끄럼을 타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하지만 점점 무섭게 불어나는 속도..
결국에는 이리 쿵.. 저리 쿵..
계단이 나타나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리 미끌 저리 미끌..
카메라 보호하느라.. 몸으로 때웁니다. ㅠㅠ
이 정도 계단이면 그래도 양호합니다.
그만 끝낼까 하다가 오기가 생겨서 둘레길로 돌아섭니다.
다시 오르막 길..
의자의 눈은 누가 치웠는지 깨끗하네요.
잠시 앉아서 50-200mm로 갈아끼고 새라도 지나가기를 기다려 보지만..
소리만 들릴 뿐 영.. 모습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포기하고 다시 걷기 시작합니다.
어느 길로 가야 덜 미끄러울까요? ^^
하늘은 이렇게 파랗고 좋은데..
요렇게 햇빛 잘 드는곳은 바닥을 드러내고..
가끔 산책나오시는 분들과 마주치면 모두들 등산화를 신으셨습니다. ^^
아이고.. 어떻게 내려가나..
결국은 또 다시 쿵.. 쿵.. ㅠㅠ
강원도 심산이라고 해도 믿으시겠지요?
아.. 그만 집에 가고 싶습니다. ㅠㅠ
앗.. 한 겨울에 이런 활엽수가?
분명히 침엽수 같지 않은데?
눈 속에서 녹색을 만나니 기분이 좋아집니다.
집으로 가는 길..
다행이 왕래가 많은 길이라서 그런지.. 눈이 많이 녹아있습니다.
여기에도 아까 그 나무가?
눈 속의 녹색.. 참 반가울 뿐입니다.
이제 곧 봄이 오면 무시당하겠지만요.. ㅎㅎ
뒤를 돌아서 한장 찍어봅니다.
힘든 겨울이었지만 곧 이 때 이 시절이 그리워지겠지요.
고생했더니 허기가 집니다.
염가 프랜차이즈 중국집으로~
쟈스민 차가 따뜻하고 좋습니다~
일단 짜장면부터 맛 봐야 그 집 실력을 알 수 있습니다. ^^
맛은.. 보통입니다. 역시 염가 프랜차이즈의 한계라고나 할까요?
날씨가 다시 추워졌습니다. 동네 뒷산이라도 겨울에는 절대로 구두 신고 가지 마세요~
글/사진 : 제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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