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슨의 캐나다 여행 가이드

Take a Walk/점심 산책

점심산책#30(끝) - 들꽃들이 알려주는 봄의 소식

캐나다제이슨 2011. 4. 2. 07:44

회사를 그만 두는 날..

마지막으로 점심을 먹고 산책했습니다.

 

마음속으로.. 또 머릿속으로 온갖 생각이 다 떠오릅니다.

대한민국의 슬픈 현실, 사오정과 오륙도사이(http://blog.daum.net/jayslee/18120848)

결국 그 사이에서 직장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회사를 떠나는 것도 아쉽지만..

이 점심 산책 길을 떠나는 것도 아쉽습니다.

 

그래서 가능하면 길게 길게 한바퀴를 돌아봅니다.

3월의 마지막 날..

갑자기 따뜻해진 날씨 덕분에..

다소간의 기대를 가지고 나가봅니다.

 

회사 현관 화단에는 튤립이 심어져 있지만.. 아직 봉오리조차 보이지 않고..

식당옆 산수유는 1주전부터 피기시작하고 있는데..

오늘 시골 마을은 어떤 꽃들이 그 모습을 보여줄런지..

 

오늘은 버스 대신에 차를 몰고 출근합니다.

짐정리하면 아무래도 두 손에 바리바리 들고 퇴근버스 타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ㅎㅎ

 

오전에 대충.. 정리할 것 다 정리하고..

마지막 점심 먹고..

NX10 들고.. 산책길로 나섭니다.

 

늘 걷던 이길.. 오늘이 마지막입니다.

 

새로 심은 것인지..

작년에 수확을 안해서 봄에 다시 살아난 것인지..

어쨌든 텃밭에는 벌써부터 이렇게 파가 자라나고 있습니다.

 

산이라고 말하기에도 뭐한 언덕길을 오릅니다.

 

그리고 곧 하산을 시작합니다.

 

그 때.. 연한 녹색을 발견..

2011년 신제품입니다. ㅎㅎ

그런데.. 자세히 보니 무엇인가가 날아다닙니다.

 

옷~ 꿀벌입니다.

 

아직 길쭉해지지 않아서 못 알아본 버들강아지...

꿀벌이 2011년의 신제품에서 열심히 자기 맡은 바 업무에 충실하고 있습니다.

 

이런 시골의 안 쓰는 건물들..

이런 건물들조차 그리워지겠지요.

 

안녕~ 노려보지 마라..

나 오늘이 마지막이란다~

 

길가에 핀 들꽃..

정말 봄이 오기는 왔습니다.

 

사진상으로는 커보였지만..

사실은 요만한 꽃들이랍니다. ^^

 

조금 더 걷자 과수원들이 나타나가 시작합니다.

 

배나무도 이제 막 시작하려고 하고...

 

사과나무도 이제 무엇인가 준비를 합니다.

 

환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던 복숭아 나무도 무엇인가 움찔움찔하고 있습니다.(http://blog.daum.net/jayslee/18120594)

 

자.. 다시 길을 재촉해볼까요?

 

2주전 꽁꽁 언 얼음이 있던 곳에는 아직도 얼음이.. -o- (http://blog.daum.net/jayslee/18120845)

3월 31일... 그런데 아직도 얼음이..

 

하지만 속은 텅 비었습니다.

그리고 계속 해서 똑똑.. 흘러내립니다.

 

숨죽이고 1/10sec로 찍어봅니다.

세방울이 참 빠른 속도로 흘러내리고 있습니다.

 

마을로 가는 길..

 

조용하네요~

 

지금의 누구 심정만큼이나 참.. 복잡합니다.

 

여기저기 일하는 분들의 소리는 들리지만..

마을길에는 아무도 안 계시네요.

 

이름 모를 다리를 건너면서..

개울가에는 이제 지난 겨울의 흔적이 사라지고 없습니다.

 

저 멀리.. 회사가 보이고..

청춘과 함께 했던 회사여서 괜시리 울컥합니다.

 

복숭아의 고장..

 

올 가을에도 맛있는 복숭아들이 풍년되기를..

 

자.. 개천을 건너가 볼까요?

 

졸졸졸~

 

제법 콸콸콸..

 

길을 헤매이다가 축사로 들어섰습니다.

우체통에는 아무것도 없지만요.

지난 구제역을 이겨낸 소들이 바라보지만..

혹시 주인 아저씨가 싫어하실까봐.. 찍지않고 돌아나갑니다.

 

잔인한 계절..

정말 무서운 계절입니다.

 

얼었던 그 땅을 뚫고..

이렇게 생명은 힘차게 솓아나고 있습니다.

 

아낙네들은.. 쑥도 캐고.. 봄나물도 캐고..

 

앗.. 개나리~

아쉽습니다. 몇일만 더 있으면 필 것 같은데..

 

호~ 개나리 속에 묻힌 네 이름은?

 

산수유 비슷하지만 아닌 듯 합니다.

 

그만 회사로 돌아가는 길..

이제 반나절만 더 근무하면 끝입니다.

 

누구 집 담벼락 밑에 올라오고 있는 생명..

새순아 반갑다~

 

안녕~ 오늘이 마지막이야.

묘기 부리던 이 녀석도.. 그리워지겠지요.(http://blog.daum.net/jayslee/18120826)

 

목련은.. 아직도 그대로지만..

 

적어도 겁 껍데기는 벗고 있는 중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아쉬운 마지막 점심산책이 끝났습니다.

 

글/사진 : 제이슨